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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우리는 통일일세대 수상작 -시 부문, 한주은(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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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평화이음 댓글 0건 조회 392회 작성일 19-07-16 11:10

본문

'나는 대구에 사는 평양시민입니다'(김련희, 615출판사)에 대한 감상 시

 

 

 

한주은

 

 

 

< 눈물만이 하는 일 >

 

그래서 우리는 아직도 붓에 눈물 한 방울을 찍는 거야.

진하게 자리 잡힌 선을 향해 수없이 긋다 보면

다시 우리가 될 테니까.

 

거짓된 미소는 누구나 지을 수 있어서

만났다 하면 우리 가운데에 선을 그었고

미소가 그은 선은 남이 되는 길이었지.

 

선은 평등과 자유를 반으로 갈랐고

너의 작은 신음을 들으려면

바다 건너 닿을 듯한 꽁무니를 바라봐야 했어.

 

돌아오는 메아리를 기다리는 동안

반딧불이는 불벌레가 되고 닭알두부는 달걀찜이 됐지만

서로의 진심을 알려면 우리는 먼저 흘려야 했어.

 

 

 

그래서 우리는 지바와 평창에서

똑같은 호랑이를 가슴에 달았던 거야.

우리의 화합이 모이고 모여

더 많은 눈물을 고이게 할테니까.

 

그래서 우리는 반세기의 단절을 만남으로 이끈 거야.

비록 서울행 유리창에 막혀

또다시 서로 바라볼 수밖에 없겠지만

끊긴 실타래라도 다시 묶으면 될테니까.

 

그래서 우리는 다시 평화의 집에서 모여

선이 지워진 미래를 그려 본 거야.

눈물이 한 방울 한 방울 모여 줄기를 이루면

곧 모든 선이 번져 없어질 테니까.

 

 

 

우리는 74년간의 긴 작품을 그려가고 있는 거야.

눈물이라는 재료로 선을

이렇게도 지웠다가 저렇게도 지우면서

잘 그리지 않아도 돼

우리의 마음 깊이 팬 상처만

지워 낼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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